김춘길 박사 플로메디 설립, SK바이오팜·비보존·녹십자 출신 이한주 CTO도 합류
국내 첫 독자 개발을 통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 문턱을 넘은 SK바이오팜의 세노바메이트(제품명 엑스코프리)의 주 발명자인 김춘길 박사(사진)가 창업 전선에 합류했다. SK 출신 인사들은 그간 벤처창업보다 인하우스를 선호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대기업 라이벌 SK와 함께 국내 FDA 신약 개발 역사 양대축을 만든 LG 출신과는 다른 행보다.
김 박사가 창업한 회사명은 '플로메디'다. 최근 개인투자조합을 대상으로 한 시드 투자를 마무리했다. 이달엔 역시 SK바이오팜 출신이자 비보존, GC녹십자에서 신약개발 임원을 역임한 이한주 박사(사진)가 최고기술책임자(CTO)로 합류했다. 이들은 플로메디를 미세유체공학 기반 약물전달 신약개발 플랫폼 전문기업으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시드 펀딩 마무리한 플로메디 'SK바이오팜 세노바메이트 주발명자 2인' 집결
플로메디는 작년 9월 세노바메이트 주 발명자인 김 박사가 설립한 바이오벤처다. 최근 개인투자조합을 대상으로 약 4억원의 시드 투자를 마무리 하고 추가 맨파워 확보에 나섰다. 그 시작은 CTO 영입이다. 이달 GC녹십자에서 신약개발 임원을 역임한 이 박사를 채용했다.
이 박사도 세노바메이트을 개발한 인사 중 한사람이다. 이후 비보존, GC녹십자 등을 거치면서 신약 물질 발굴 및 상업화 성공까지 경험했다.
플로메디는 미세유체공학을 기반한 약물전달체를 제조할 계획이다. 시작이 늦은 만큼 노블타깃을 발굴해 치료제를 개발하는 신약 R&D 사업모델이 아닌 플랫폼 비즈니스를 내세웠다.
복약 편의성과 치료 효능을 높여 비알콜성지방간염(NASH), 알츠하이머 및 뇌암 등 기존 치료제로 정복이 어려운 적응증에 새 접근법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대기업 라이벌 LG' 대비 드물었던 벤처 창업 행보 시작
국내 바이오벤처 투자붐이 일면서 2010년 말부터 코로나19 팬데믹 직후까지 1000여개의 신설법인이 나타났다. 다만 플로메디가 그 중 주목받는 이유는 '맨파워' 때문이다. 그간 바이오벤처 시장에서 찾아보기 어려웠던 'SK바이오팜 세노바메이트'의 초기발명자들이 손을 잡았다.
창업에 나선 김 박사는 세노바메이트 초기 발명자 5인 중 한명이다. 초기 발명자란 세노바메이트를 발굴하고 제약적 가치를 발견한 사람들을 뜻한다. 세노바메이트는 2000년대 들어 물질이 발명됐고 약 20년의 R&D를 거친 끝에 2019년 FDA 뇌전증 신약 품목허가를 따냈다.
앞서 초기 발명자 5인은 세노바메이트 발굴과 출시를 전후로 모두 각자의 길을 걸었다. SK CNS 연구 프로젝트 최고 수장이었던 최용문 전 부사장은 바이오팜솔루션즈 대표, 구본철 박사는 비에스티 대표, 이은호 박사는 인세리브로 CTO로 향했다.
주발명자 5명 중 2명 이상이 한 회사에 모인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 박사는 SK에서 한국화학연구원, 일진SNT 등을 거쳤다.
CTO로 자리한 이 박사는 2018년 비보존 연구소장 및 GC녹십자연구소 유닛장을 거쳐 이달 플로메디로 합류했다. 그는 1995년 SK에 입사해 초기 의약사업 프로젝트에 조인했고 20년 이상 중추신경계 신약개발에 몸담았다. 2018년 비보존으로 옮긴 후엔 통증치료제 연구에 특화했다.
2019년 글로벌 상업화에 성공한 신약 세노바메이트를 배출한 SK 출신 인사들이 창업 전선에 뛰어든 사례는 상대적으로 드물었다. 대개 회사 또는 SK 계열사 등에 남아 CNS 질환 R&D에 매진했다. 이 같은 맨파워를 유지한 결과 SK는 첫 독자 개발 신약인 세노바메이트를 탄생시킬 수 있었다고 전해진다.
SK 출신 인사들의 행보는 앞서 벤처업계에 뛰어들어 먼저 뿌리내린 LG 출신 인사들과는 대조를 이룬다. LG 출신 인사들은 일찌감치 창업 전선에 나선 뒤 합종연횡과 홀로서기를 반복했다.
대표적인 창업사례론 파멥신(유진산 대표)을 시작해 레고켐바이오(김용주 대표),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이정규 대표), 큐라티스(조관구 대표) 등 상장 바이오텍이 꼽힌다. 비상장 바이오텍에서도 LG 출신 인사들이 대거 포진하며 2023년 현재 국내 기준 가장 많은 바이오벤처 창업자 그룹을 형성했다.
원글 출처: 더벨기사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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